구약 바이블이 그 시기에 쓰여졌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를 테면 기원전 1100년이 배경이라 여기는 부분도 일반적으로 기원전 500년대에 쓰여졌다. 왜냐하면 주변 강대국들이 초고대에 (점토판 등에) 기록한 기록을 유태인 자신들의 신화에 포함시키는 과정이 훨씬 후대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구약의 가장 처음 5편인 '모세 5경'이 바빌론 유수 기간에 쓰여졌기 때문에 강대국인 바빌로니아의 메소포타미아 신앙, 페르시아 신앙과 이집트 신앙의 영향을 강렬하게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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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는 창작인가? 표절인가?
최근의 고고학의 발굴 결과로 수메르 문화가 나타나면서 헤브라이즘이 수메르에서 나왔음이 밝혀졌으며,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수메르가 가장 오래된 문화를 창조한 주인공임이 밝혀졌다. 구약성서의 에덴동산의 모델, 노아 홍수, 모세율법, 욥기의 비극, 시문학 등이 모두 수메르에서 나왔음이 밝혀졌다.
수메르어의 세계 권위자인 미국의 크레머 교수는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한다」라는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수메르어는 고대 히브리 문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고로 설형문자로 씌어진 문서를 복원하고 해독하면 수메르의 신화가 「구약성서」내용의 대부분의 원형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수메르의 우르 3왕조의 창시자 우르남무가 공포한 법전은 법전역사상 최초의 것으로 이보다 250여 년 후에 쓰여진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의 근간이 되었으며 앗시리아 법과 힛티사람들의 법은 물론 구약성서 모세법의 가장 기본을 이루었다. 수메르인들은 또한 안식일 제도와 한 달이 4주가 되는 제도도 만들었다.
▣ 창세기의 원형
구약「창세기」의 장소적 배경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 있었을 뿐 아니라, 그 이야기 자체도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여러 창세 신화를 엮어 새롭게 번안하고 개작한 것이었다.
「창세기」의 태초 이야기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신화 가운데 수메르의 창조신화인「지우쑤드라의 홍수 이야기」와 바빌론의 창조신화인「에누마 엘리쉬」에 담긴 주제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즉 천지창조에서 인간 창조, 에덴동산, 도시의 건설, 계보, 인간의 타락, 끝내는 홍수로 이어지고 홍수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축복받는 계약으로 끝난다.
수메르의 「지우쑤드라」 |
( )-인간창조-에덴-도시-계보-홍수-축복-( ) |
바빌로니아의「에누마 엘리쉬」 |
천지창조 축복 활 |
구약「창세기」2~8장 |
인간창조-에덴-도시-계보-홍수-축복 |
구약「창세기」1~9장 |
천지창조 홍수-축복 무지개/활 |
먼저 천지창조에 대한 것부터 살펴보면 구약의 창세기에는 천지창조의 시작에 물(대양)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바빌론의 천지창조설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바빌론창조신화에는 바다의 티아맛이라는 여신과 육지의 말둑이란 남신과의 싸움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구약성서의 창조설화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구약 창세기는 물을 혼돈, 흑암, 즉 "테홈(Tehom)"이라 하여 "티아맛"과 그 어원을 같이하고 있다. 그래서 구약성서에서도 야훼 엘로힘 신이 혼동을 쳐 우주를 창조했다고 한다. 그리고 「창세기」1:6~19의 내용인, 창공을 만들어 달과 해와 별을 두었다는 이야기는 「에누마 엘리쉬」에도 나온다. 티야마트의 주검을 둘로 갈라 하늘과 땅을 만든 과정은 「창세기」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지만, 창공을 만든 뒤 그곳에 별, 해, 달을 세우고 이를 절기와 날을 세는 징표로 삼았다는 것과 아래의 물을 모이게 하여 육지와 바다가 생기게 했다는 것은 똑같다. 게다가 '안식일'의 발상도 수메르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아카드어 '샤파투'는 바빌로니아에서 정결례를 행하는 종교일이었는데 이 '샤파투'에서 이스라엘의 안식일을 뜻하는 '샤바트'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바빌로니아의 전승에 따르면 정결례를 행하는 '샤파투'는 "신의 심장이 쉬는날"이라고 해석했다. 즉 신이 쉬는 날이 안식일인 '샤파투'였고, 이스라엘인들은 이를 히브리어로 음역하여 '샤바트'라고 부른 것이다.
참고로 「에누마 엘리쉬」와 「창세기 1장」을 좀 더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자. 한마디로 창세기 1장의 창조신화는 바빌로니아의 창조신화 「에누마 엘리쉬」를 개작한 것이다.
에누마 엘리시 |
창세기 1장 |
신과 우주적 질료가 동시에 존재하며 양자 모두 영원함 |
신과 우주적 질료가 각자 독립적으로 존재함 |
원초적인 혼돈을 나타내는 바다의 여신 티아마트는 어둠에 감싸여 있음 |
땅은 텅 비어 있으며 어둠이 깊은 물 (테홈) 위에 있음 |
마르두크가 바람을 타고 티아마트 여신 을 잡으러 감 |
신의 바람이 깊은 물 (테홈:"에누마 엘리쉬"에 나오는 바다의 여신 티아 마트와 어근이 같은 말) 위에 휘돌고 있음 |
신들에게서 빛이 나옴 |
빛을 창조함 |
하늘을 창조함 |
하늘을 창조함 |
마른 땅을 창조함 |
마른 땅을 창조함 |
섬광체(해와 달)를 창조함 |
섬광체(해와 달)를 창조함 |
인간을 창조함 |
인간을 창조함 |
신들은 휴식을 취하고 축하함 |
신은 휴식을 취하고 안식일을 정해 거룩하게 하게 함 |
성서가 기독교인들이 믿고 있는 것처럼 신의 영감에 의해 쓰여진 오류가 없는 책이 아니라, 유대인들이 수집하고 편집하였으며 그들의 머리와 사상에 의해 덧칠해진 인간의 책에 불과하다. 우리는 성서를 맹목적으로 신앙할 것이 아니라, 성서에 담겨 있는 옛 이스라엘 사람들의 종교적 사상은 무엇이며, 그것이 오늘날에도 가치 있는 것인가를 심사숙고하여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이를 합리적으로 연구하여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여 인류의 한 고전(古典)으로서, 인류가 축적한 한 지혜의 산물로서 올바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에누마엘리쉬와 창세기1장의 비교는 석동신著<창세기와 히브리신화>(근간)의 내용을 그대로 발췌한 내용임 ]
▣ 인간 창조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신화중 바빌로니아의 홍수 이야기인 「아트라하시스」에는 죄짓고 처형당한 신의 살과 피에 점토를 섞어 사람을 만드는 이야기가 나온다. 흙으로 사람을 만드는 발상은 동일한데 여기서 구약의 내용과 차이가 있는 점은 "죄지은 신의 살과 피가 결국 사람의 혼이 되었다"는 부분이다. 그러나 구약성서에서도 "살의 혼은 피에 있다"[레위기 17:11]고 풀이하여, 피가 사람의 혼이라고 해석한다. 따라서 「레위기」의 해석을 염두에 두면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내용중 구약성서에서 배제한 것은 "죄짓고 처형당한 신으로 사람을 만들었다"는 부분뿐인데 이러한 '인간창조와 죄의 연관성에 관한 신화'가 구약성서에서는 정결한 염소의 피를 제단에 뿌리는 '속죄례'라는 종교적 관습으로 실행되었으며 '속죄 신학'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속죄례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어 "세상의 죄를 치워 없애신 하느님의 어린 양"이라는 초대교회의 신앙고백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여기서 "죄지은 신의 피로 사람을 만들었다"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인간창조 신화'가 살아있음을 볼 수 있다.
또 왜 남자의 갈비뼈에서 여자가 만들어졌는가라는 문제를 둘러싸고 오랫동안 신학자, 종교가, 학자가 논쟁을 벌여 왔으나 최근에 수메르의 설화에 나오는 신 엔키와 여신 니프르사구에 관한 자료가 발견되자 완전히 해명이 되었다. 수메르어로 '티'란 말은 '갈비뼈'와 '생명을 주다'라는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수메르의 물의 신 엔키와 갈비뼈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태어난 여성은 닌티라 부른다. 이것은 '갈비뼈의 여인' 또는 '생명을 주는 여인'이라는 뜻이 있다. 결국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드는 구약성경의 이야기도 수메르신화에서 나온 것이다.
세계에서 몇 십 명 정도에 불과한 수메르어 전공자의 한 사람이며, 현재 서강대학교 수도자대학원에서 구약성서를 가르치고 있는 조철수 박사의 얘기를 들어보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창세기」의 '여자가 태어난 이야기'에 따르면 야웨는 남자의 갈비뼈 중 하나를 뽑아 여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잘 알려진 고대 수메르신화의 한 부분을 히브리어로 번안한 것이다."
▣ 대홍수
길가메쉬 서사시 중 대홍수 부분 - 어디서 많이 본 글... ?
길가메쉬는 우트나피쉬팀이 어떻게 영생을 얻었는가를 알아내기 위해 길고 힘든 여정을 걸어왔다. 우트나피쉬팀은 그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먼 옛날에 신들이 슈루파라는 고대도시를 대홍수로 멸망시켰다. 그러나 And#039;에아And#039;신에게서 미리 경고를 받은 우트나피쉬팀은 거대한 방주를 만들어서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인류를 멸망시킨 것을 후회하고 있던 신들은 다시 희생제물을 바친 우트나피쉬팀의 신실함과 정성을 인정하여 그에게 영생을 선물로 주었다.
슈루파 -- 당신이 알고있는, 유프라테스 강둑 위에 세워진 그 도시는 그 안에 신들이 살던 오래된 도시였다네 그들의 마음이 위대한 신들이 홍수를 만들도록 이끌었을 때 그들의 아버지인 아누가 있었고 그들의 조언자인 용감한 엔릴, 그들의 전령인 니누르타, 관개시설로 경작하는 엔누게, 그리고 니니기쿠가 있었지 -- 에아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신들의 말씀을 갈대로 만든 오두막(註1) 에게 반복해 말해주었다. 갈대 오두막아, 갈대 오두막아, 벽아, 벽아! 갈대 오두막아, 경청할지어다! 벽아! 잘 생각해보아라! 수루팍 사람, 우바르-투투의 아들아,(註2) 집을 허물어라, 방주를 만들어라! 가진 것들을 포기하고 생명을 찾아라. 재산에 집착하지 말고 영혼이 살아 있도록 하라. 방주에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종자를 같이 실어라. 네가 만들 방주는 다음과 같은 크기로 만들어라. 너비와 폭은 똑 같을지어다. 압수(註3)처럼 천장벽을 칠하라.
나는 그 말을 알아듣고 에아에게 말했다. 나의 주님 보소서, 나의 주님, 당신이 내게 주신 명을 저는 영광으로 여기며 따르겠나이다. 그러나 제가 도시의 사람들과 장로들에게 뭐라고 답해야 합니까? 에아가 입을 열어 그의 종인 나에게 말했다. 그러면 너는 그들에게 말할지어다. "나는 엔릴이 내게 적의를 품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당신들의 도시에서 살 수가 없으며 엔릴의 영토에 발을 들여 놓을 수도 없다. 그러므로 나의 주님 에아와 같이 살기 위해 저 깊은 곳으로 나는 내려가리라. 그러나 여러분에게는 풍부한 물질을 소나기처럼 쏟아부으리라 선택된 새들과 희귀한 물고기들이 떨어질 것이며 땅은 풍성한 수확물을 내리라 그는 황혼녁에 조용한 초원에 명령을 내려 여러분에게 빗줄기처럼 밀을 쏟아 부을 것이다" (註4)
새벽의 빛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 땅은 내 주위에 모여들었다. (註5) 어린 아이들은 역청(瀝靑)을 날랐고 어른들은 그 밖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가져 왔다. 다섯째 날 나는 방주의 골격을 만들었다. 방주의 바닥면적은 1 에이커였고 각각 벽의 높이는 120 큐빗이었으며 사각형 갑판의 각 변들은 120 큐빗이었다. 나는 배의 옆면들의 모양을 내었고 그것들을 조립했다. 나는 여섯개의 갑판을 넣었고 따라서 배를 일곱 부분으로 나누었다. 바닥은 아홉 부분으로 나누어 사용할 계획이었다. 나는 배에 물마개들을 망치로 두드려 넣었다. 나는 삿대를 톱질했으며 필요한 물품들을 실었다. 나는 용광로에 여섯사르(註6)의 역청을 부어넣었고 아스팔트 세 사르도 내부에 부어 넣었다. 짐꾼이 나른 세 사르의 기름 바구니, 누수방지 작업에 소모된 한 사르를 제외하고 두 사르의 기름은 사공이 차곡차곡 챙겨두었다. 사람들을 위해 수송아지들을 도축했으며 매일 양을 잡았다. 과즙액, 붉은 포도주, 기름 그리고 백포도주들을 일꾼들에게 마치 강물이나 되는 것처럼 퍼주었다. 그들이 마치 새해 첫날을 맞은 것처럼 향연을 즐기도록 ... 일곱째 날 배가 완성되었다.
출항은 매우 힘든 작업이어서 그들은 바닥의 판자를 위와 아래에서 배의 삼분의 이가 물에 들어갈 때까지 들어올렸다. 내가 가진 것은 모두 배에 실었다. 내가 가진 모든 은을 배에 실었다. 내가 가진 모든 금을 배에 실었다. 내가 가진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배에 실었다. 내 식구 모두와 일가친척들을 배에 오르게 했다. 들판의 짐승들과 야생 동식물들을 배에 실었다. 기술자들도 모두 배에 실었다. 샤마쉬가 나를 위해 예정된 시간을 정해주었다. "밤의 공포를 지시하신 그분이 파멸의 비를 쏟아부으실 때 너는 배에 타서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라."
예정된 시간이 왔다. 나는 그 날씨의 모양을 지켜보았다. 날씨는 바라보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나는 배에 올라타서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었다. 배를 단단히 단속하기 위해 나는 뱃사공인 푸자르-아무리에게 배와 그 안의 모든 것들을 넘겼다. (註7) 새벽에 먼동이 틀 무렵 시커먼 구름이 수평선에서 피어올랐다. 그 속에 아다드 (註8)가 머무르며 그 동안 샬라트와 하니쉬가 전령으로서 산과 평야를 휘저으며 다녔다. (지옥의 신) 에르라갈이 세상의 댐들을 무너뜨렸으며 네번째로 니누르타가 와서 제방들을 잇달아 부쉈다. 아눈나키는 횃불을 치켜 들어 온 세상이 화염에 휩싸이도록 불을 질렀다. 아다드에 의한 경악이 하늘에 닿아서 모든 빛나던 것들이 암흑으로 바뀌었다. 그 넓은 토지가 항아리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단 하루만에 남쪽에서 폭풍이 불어서 갈수록 바람이 거세어지더니 모든 산들을 잠수시키고 사람들을 전쟁터에서처럼 휩쓸어 날려보냈으니 사람들은 아무도 자기 동료들을 찾을 수 없었으며 하늘인지 사람들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였다.
신들은 대홍수에 놀라 겁을 집어먹고 천상의 아누에게 올라갔다. 신들은 개처럼 떨었고 외벽에 웅크리고 달라붙었다. 이쉬타르는 진통을 겪는 여자처럼 울부짖었다. 달콤한 목소리를 냈던 신들의 여왕은 큰소리로 곡했다. "옛 시절들은 흙으로 변했네. 이는 내가 신들의 집회에서 (인간들) 욕을 했기 때문이라 어떻게 내가 신들의 집회에서 욕을 하며 나의 인간들을 파멸하는 전쟁을 요구할 수 있었을까 내 인간들을 낳은 자는 바로 나인데 그들은 물고기떼처럼 바다를 가득 메웠구나" 아눈나키신도 그녀와 같이 울었다. 모든 신들이 풀이 죽어서 앉아서 울었다. 그들의 입술은 모두 하나같이 굳게 닫혀졌다.
여섯의 낮과 여섯의 밤 동안 남쪽의 폭풍이 토지를 휩쓸고 가자 바람이 홍수를 밀어냈다. 일곱째 날 남쪽의 폭풍이 전투를 마친 군대처럼 사그러들자 홍수는 전장에서 가라앉았다. 바다는 조용해졌으며 폭우도 잠잠해지고 범람도 멈추었다. 내가 날씨를 보았다. 평온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모든 인류는 흙으로 돌아갔다. 주위 경치를 보니 마치 평평한 지붕처럼 평평하게 되어있었다. 나는 갑판 문을 열었고 빛이 나의 얼굴에 쏟아졌다. 고개를 깊이 숙이고 앉아서 울었다. 눈물이 나의 얼굴을 타고 흘러 내렸다. 나는 바다의 광활한 수면에서 해안선을 바라 보았다. 열 네개의 각 지역에서 산이 솟아 올랐다. 니쉬르 산에 이르러서 배가 꼼짝도 않고 멈추었다. 여섯날 동안 배는 니쉬르 산에 붙잡혀 있었다.
일곱째 날이 오자, 나는 비둘기 한 마리를 날려보냈다. 쉴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비둘기는 다시 돌아왔다. 그 다음으로 나는 제비 한 마리를 날려보냈다. 제비는 앞으로 날아갔으나 다시 돌아왔다. 쉴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왔다. 그 다음으로 나는 갈가마귀 한 마리를 날려보냈다. 갈가마귀는 앞으로 날아가서 물이 빠진 것을 보고 먹고, 빙글빙글 돌고 까악까악 우짖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에야 나는 네 개의 문을 모두 열어젖혔다. 그리고 희생제물을 바쳤다. 나는 산의 꼭대기에서 신에게 바치는 술을 따랐다. 일곱개와 일곱개의 제사용 잔을 차려놓고 그 받침대위에 (종려)나무줄기와 삼나무와 도금양(나무이름)을 쌓아올렸다. 신들이 그 향기를 맡았다. 신들은 그 향기를 맡고서 희생제물 주위로 파리떼처럼 우르르 몰려들었다.
위대한 여신(註9)이 도착하자 그녀는 아누가 그녀가 좋아하는 것에 맞추어 준 거대한 보석을 높이 들어올렸다. "그대 여기있는 신들이여, 나는 내 목에 걸린 청금석처럼 결단코 잊지않으리라. 이 날들을 항상 염두에 두며 결코 잊지 않겠노라. 신들이 공물에 오게 하라. 그러나 엔릴은 오지 말게 할지어다. 분별없는 그가 내 백성들에게 대홍수를 일으켜 파멸로 넘겼기 때문이다." 엔릴이 도착하자마자 그 방주를 보고 엔릴은 격노했다. 그는 신들에 관한 분노로 가득 차있었다. "어떤 살아있는 영혼이 도망쳤단 말인가? 그 누구도 파멸에서 살아 남아서는 안되었는데!" 니누트라가 입을 열어 용맹스러운 엔릴에게 말했다. "에아 말고 누가 그런 꾀를 내었겠소? 모든 일을 알고 있는 자는 에아 혼자뿐입니다."
에아가 입을 열어 용맹스러운 엔릴에게 말했다. "그대 신들중에 가장 현명한 자, 영웅이시여, 당신은 어찌하여 분별없이 대홍수를 일으키셨소? 죄수에게는 그의 죄를 씌우고 무단침입자에게는 무단침입의 죄를 씌워야 하는 것이지만 그가 잘려나가지 않도록(註10)너그러워야하며, 그가 쫓겨나지 않도록 참아야 하오. 당신이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차라리) 사자가 일어나서 사람의 수를 감소시켰더라면 좋았을 걸! 당신이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늑대가 일어나서 사람의 수를 줄였더라면 좋았을 걸! 당신이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극심한 기아상태가 발생하여 인류를 쓰러뜨렸더라면! 당신이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전염병이 돌아서 인류를 휩쓸었더라면! 위대한 신들의 비밀을 폭로한 것은 내가 아니요. 난 아트라하시스(註11)에게 꿈을 보게 했소. 그러자 그는 신들의 비밀을 알아차렸소. 이제 그럼 그에 관하여 상의하기로 합시다."
그리하여 엔릴은 방주에 올라갔다. 나의 손을 잡고 그는 나를 배 위로 데리고 갔다. 그는 나의 아내를 데리고 가서 내 옆에 무릎을 꿇게 하였다. 우리 사이에 서서 그는 우리의 이마를 만지며 우리를 축복하였다. "지금까지 우트나피쉬팀은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앞으로 우트나피쉬팀과 그의 아내는 우리 신들과 같이 되리라. 우트나피쉬팀은 저 멀리 강 입구에서 살게 되리라." 그래서 그들은 나를 데려가서 저 멀리에서 살게 하였다. 강의 입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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