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에 의하면 철의 기원은 인류가 불을 사용하여 철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공온도를 갖고 있는 청동을 가공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철은 부식하기 쉬운 성질 때문에 오래된 유품이 별로 없고 따라서 정확한 철기문화의 시작시기를 추정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신석기시대의 인류는 돌을 갈아서 무기나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였으나 그 후 불을 사용하여 동, 청동을 가공하여 돌을 대신하여 사용하였다. 이후 청동보다 강하고 날카로운 날을 세울 수 있는 철의 사용이 시작되었다.
최초로 철을 알게 된 것은 청동기 시대에 철광석을 동광석으로 착각하여 용해로에 장입, 용해하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한편으로는 고대 원시림의 산불에 의해 철광석이 환원되어 반용융상태로 굳어진 것을 산불이 지나간 후에 장인들이 채취하여 철기로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고대 희랍인들은 철을 '와에베'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것은 '하늘의 산물'이라는 뜻으로 '운석'을 의미한다고 한다. 운석은 철(Fe)과 니켈(Ni)의 합금으로 되어 있다. 운석을 분석해 본 결과 그 안에는 철 이외에도 니켈성분이 4-20% 함유되어 있고 코발트(Co) 성분이 0.3-1.6%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되어 있다.
고대 중국에서도 기원전 14세기의 유물에서 청동기의 칼날 부분에 운석을 붙여 사용한 제품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인류가 최초에 사용했던 철은 운석이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설에 의해 철이 탄생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철을 광물에서 제련하게 된 것은 훨씬 후대의 일이다. 왜냐하면 이전까지 철을 녹이기 위한 온도를 쉽게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2. 철의 역사
철을 제련하는 방법은 처음에는 광산에서 캐낸 철광석 덩어리 위에 장작을 태워서 얻은 열로 녹이는 단순한 방법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후 장작대신 목탄을 쓰게 되었으며 온도를 높이기 위하여 풍구를 이용하거나 또는 간단한 노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철의 역사는 철광석을 녹여서 철기를 만들었던 기간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으며 오늘날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선철이나 강철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4세기 초에 처음으로 목탄을 사용하는 용광로로 이용하여 선철을 만들기에 이르렀으며 18세기에 비로소 목탄 대신에 코크스(Cokes)를 사용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 낸 선철은 단단하기는 하지만 잘 늘어나거나 펴지지가 않았기 때문에 두드려서 일정한 형태의 모양으로 만들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철을 좀 더 여리게 하는, 즉 기계적, 물리적 성질을 향상시키는 여러 가지 방법이 연구되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석탄을 사용하여 선철을 연하게 하는 교련법(Puddle Process)이 1784년 영국의 헨리 코트(Henry Cort)에 의해 발명되었다. 이후 1856년에 영국의 베세머(Henry Bessemer, 1813-1898)는 용해된 선철에서 강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전로(Converter)를 개발하였다. 1864년에는 영국인 지멘스(Wilhelm Siemens, 1823-1883 / Friedrich Siemens, 1826-1904) 형제가 평로제강법을 특허로 얻은 것을 프랑스인 마틴(Pierre Martin, 1824-1915)이 이를 더욱 발전시켜 19세기 후반에 1,600℃이상의 고온에서 정련된 강을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근대적 제련법의 기반이 확립되었다.
그 후 제강기술이 급속히 발전하여 1954년 오스트리아의 린스(Linz)와 도나비츠(Donawitz) 두 개의 공장에서 산소전로(두 공장의 머리글자를 따서 LD전로라고도 부름)가 상업화 됨에 따라 근대적 제련법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3. 제철기술의 발달과정
철로 만들어진 도구가 출현한 시기는 대략 기원전 1100년 이후로 추정하고 있다. 그 당시 제철기술은 내화성이 있는 돌로 만든 연로(Bloomery)에서 숯불로 철광석을 환원시켜 철을 녹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가열온도가 지금처럼 높은 상태로 만들기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당시 만들어진 철은 철광석이 반쯤 용해된 상태로써 두드려서 철 이외의 성분을 제거, 단철을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오랜기간이 흘러 14-15세기 무렵 유럽 독일지역에서 목탄을 원료로 하는 고로가 만들어졌는데 수차를 이용하여 바람을 일으켜 고로 안에 강한 바람을 불어넣어 온도를 높여서 선철을 만들어냈다. 선철은 탄소를 1.7%이상 함유하며 보통 3-4%를 차지하고 있고 순철의 용융점이 1,520℃인데 반해 선철은 1,200℃까지 낮아진다. 이렇게 하여 선철을 쉽게 만들수 있는 용광로(고로)가 탄생하였다. 그러나 선철은 탄소성분이 높아서 주조는 가능했으나 단조는 어려움이 많앗기 때문에 목탄고로에서 만든 선철을 연로속에 목탄과 함께 넣고 다시 연소시켜 탈탄하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이것을 정련로라고 하는데 이와 같이 고로에서 선철을 만들고 정련로에서 탈탄시켜 가단철을 만드는 2단계 제철법이 현재 제철법의 기본이 되었다. 그 후 이 제철법은 유럽대륙에서 영국으로 넘어가면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영국에서 고로에 의한 제철소는 물동력 이용과 자재운반의 편리성 때문에 강의 물줄기를 따라 세워졌고 셰필드(Sheffield)가 그 한 예이다. 그러나 목탄을 사용하는 고로는 목탄공급이 큰 문제였다. 영국 잉글랜드지역에서 석탄이 많이 나왔고 16세기부터 석탄을 일반연료로 쓰고 있었기 때문에 석탄을 제철원료로 이용할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제철원료로 석탄이 사용되기 어려웠던 점은 석탄속에 함유된 유황(S)성분이 철에 흡수되면서 철이 물러져 못쓰게 되기 때문에 유황성분 제거가 문제가 되었다. 또한 석탄은 목탄보다 연소가 힘들고 회분이 많은 것도 있기 때문에 고로내부가 막힐 염려가 있었으며 고온에 견디는 노의 건설도 문제였다. 이러한 문제점은 1709년 레비 I세(1677-1717)가 처음으로 코크스를 사용한 고로제철에 성공함으로써 해결되었다.
코크스로 제조된 선철은 인(P)과 유황이 아직도 많이 함유되어 주철로 사용할 수는 있었지만 목탄철에 비해 품질이 떨어졌다. 1735년 레비 II세는 단철용 선철제조에 성공했으며 1776년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원리를 이용하여 기존 수차를 대신하여 강한 바람을 고로에 불어 넣을 수 있게 되었고 같은 해 헨리 코트에 의해 정련법의 대혁명인 퍼들법이 발명되면서 코크스고로는 점차 증가되어 18세기말에는 코크스고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철제품을 만드는 원료인 단철은 그 때까지도 선철을 목탄으로 정련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고로에 코크스를 사용했어도 전체적으로는 목탄소비가 많았었다.
18세기 이후 주철주조에 반사로에서 주철을 재용해하는 기술이 상업화되어 철주조에 많이 이용되었고 콜부룩데일(Coalbrookedale)제철소의 기술자였던 크레이니지(G.&T. Cranage)와 오니온(Peter Onions)에 의해 반사로에서 석탄을 사용하여 선철을 정련하는 방법이 기초되었고 1784년 헨리 코트가 이 선철정련기술을 완성시켰다.
노내부의 선철은 화염의 반사열로 용해되므로 석탁과 직접 접촉되지 않으며 용해한 선철은 화염의 산소에 의해 탄소가 산화되어 제거되는 한편 철은 탄소를 잃으면 용융점이 높아져서 유동성을 잃게 되어 쇳물이 스스로 섞여지는 능력을 잃게 되므로 휘저어서(Puddling) 반응을 진행시켰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을 퍼들법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헨리 코트는 이 정련법을 종래의 두드림에 의한 단조가 아닌 증기기관에 의한 압연공정과 결합시켜 판이나 봉을 강력한 롤러사이로 여러번 통과시켜 단조하는 방법을 확립시켰다. 퍼들법에 의해 정련된 단철은 품질이 우수해 퍼들철 또는 연철이라고 불리우며 주철 대신 구조물에 많이 사용하게 되었고 1850-1860년 이후 약 50여년동안 연철의 시대를 누렸다.
19세기 접어들어 유럽의 제철은 영국을 선두로 각국이 코크스고로, 퍼들압연법 등을 도입하면서 급속히 발전했고 유럽내 철도의 확장에 의해 더한층 가속화되었다. 1828년 닐슨(James B.Nielson)은 종래의 냉풍을 대신해 열풍을 이용한 고로조업법을, 나스미스(J. Nasmyth)는 증기해머를 발명하여 제철규모는 더욱 확장되었다. 그러나 철생산에 커다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즉, 고로는 냉풍대신 열풍으로 이용하게 만들 수 있었으나 이 고로와 압연기 사이에 있는 퍼들로는 더 크게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퍼들로의 작업은 사람의 손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에 고로와 같은 진보는 불가능했었다.
이러한 문제점은 1856년 베세머에 의한 전로의 발명으로 해결되었다. 퍼들법은 정련의 특수성 때문에 일반적으로 탄소성분이 적은 연철이 제조되었으나 베세머 전로는 노밑에서 공기를 계속 불어넣어 얻어지는 높은 정련온도에 의해 탄소성분이 높은 선철을 만들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탄소성분이 적은 단철도 쉽게 만들 수 있었다. 베세머전로의 발명은 고로와 더불어 정련로를 원하는 크기로 만들 수 있게 하였고 이후부터 고로, 제강로, 압연기 등이 갖추어진 근대제철소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 후 평로가 발명되었다. 강의 정련을 위해 기존 퍼들법으로는 1,500-1,600℃까지 올리지 못했다. 1864년 마틴은 1856년 런던에서 지멘스형제가 발명한 축열로를 이용하여 강을 제조하는 지멘스 마틴법, 즉 평로법을 발명했다. 용광로의 폐가스를 축열로로 연소시켜 송풍의 가열에 이용하는 근대적 용광로의 양식이 완성되었다.
전로법과 평로법은 근대 제강법의 두 축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해결이 안되는 것이 인(P)이었다. 인은 철강에 함유되어 품질을 저하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이 많이 함유된 유럽의 철광석은 퍼들법으로도 정련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를 재판소 서기직으로 일하면서 독학으로 화학을 공부한 토마스(Sidney G. Thomas, 1850-1885)에 의해 해결되었다. 토마스는 돌로마이트(Dolomite)와 타르(Tar)로부터 내구성있는 염기성 내화재 제조에 성공했던 것이다.
이 내화재를 전로내부에 붙여 정련할 때 석회를 넣어 슬러지를 강한 염기성으로 만들면 노바닥으로부터 공기가 뿜어나와 용철이 강이 되고 탄소가 줄어들면서 강중의 인이 단번에 슬러지에 흡수되어 석회와 결합하게 된다. 토마스는 이 연기성 내화재, 연기성법 및 후취 등 세가지를 결합하여 새로운 제강법으로 탈인을 해결했으며 이 방법을 토마스법이라고 한다. 이렇게 하여 19세기초부터 강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인류역사의 각 단계는 노동에 사용되는 도구를 만드는 재료에 의해서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관습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도 당연히 철기시대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구조용 재료의 90% 이상이 철을 기본소재로 사용하여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역사가들은 철기시대가 금세기 초에 끝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철의 본격적인 발전은 19세기부터 시작되었다. 사실상 1800년대의 연간 세계 철의 생산량은 50만톤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던 것이 19세기 말에는 약 350만톤이 되었으며 앞으로 2000년에는 연간 약 8억-9억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철의 용도는 수력발전소, 송전탑, 고층건물의 철골, 선박, 자동차, 비행기 등은 물론 수도관, 송유관, 가스관, 하수도관 및 화학공장의 반응탑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철은 모든 공업의 핵심이 되는 금속가공용 공구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사용하는 통조림통, 칼, 못, 바늘 등 어디에서도 사용된다. 그러나 철은 전차, 대포, 기관총, 군함, 로켓 등 군사용 무기에도 사용되어 많은 파괴와 살인을 자행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한 국가의 군사력과 경제력이 주요 재료인 철의 생산량에 의해 결정되어지고 있다. 지구상에는 철의 매장량이 77경 5천조톤 이상이라고 추정되어지고 있다. 향후 철을 부분적으로나마 대체할 수 있는 재료들, 즉 비철금속, 합성수지, 신소재합금 등이 등장하고 있지만 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재료가 나오기까지 상당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그 때까지는 철의 시대는 계속될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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