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5세기 고전 전기의 숭고양식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아테네 출생. 카르미데스의 아들이다. 처음에는 회화를 공부하였으나 조각가를 지망하여 아르고스의 하게라이다스에게서 배웠다. 조각가로서 재능이 뛰어나 우수한 많은 신상(神像)을 제작하여 당시 ‘신들의 상 제작자’로 칭송되었다. 작풍은 단순·명료하면서도 어느 것이나 개개의 감정을 초월한 높은 정신성을 보여준다.
고대문헌으로 알 수 있는 주요 작품으로는 《아테나 알레아》, 미르티아데스를 기념하는 군상을 비롯하여 《아테나 프로마코스》 《아테나 렘니아》 《아테나 파르테노스》, 올림피아의 《제우스 좌상》 등의 신상이 있다. 이들은 청동 또는 금과 상아로 제작하였으나 원작은 남아 있지 않으며, 《아테나 렘니아》의 로마시대의 대리석 모작품과 《아테나 파르테노스》를 축소한 로마시대의 대리석 모사품(아테네고고미술관)이 남아 있는 정도이다.
그의 위대한 양식을 전해주는 유일한 것으로는 BC 447년에 착공하여 BC 438년경에 완성한 파르테논신전의 장식조각이다. 동서 두 박공(牔栱)의 대군상 조각, 장대한 파테나이아의 행렬을 주제로 한 길이 163m의 대(大)프리즈(frieze)는 그의 구상과 직접 지도하에 제작된 것으로, 남아 있는 주요 부분은 대영박물관에 수장되어 있다.